대구 똥집골목 고인돌(GoinDol) 방문기
변한 맛과 추억 사이
오랜만에 어떤 장소를 다시 찾으면 이상하게 두 가지 감정이 함께 떠오른다. 익숙함과 낯섦. 대구의 똥집골목도 그랬다. 한때는 아내와 데이트할 때마다 들르던 곳이었고, 특히 고인돌(GoinDol)은 우리 부부에게는 단골집이나 다름없는 장소였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어느 순간 ‘다시 가볼까?’라는 생각조차 희미해졌다.
그러다 아이들이 제법 커진 요즘, 오랜만에 그 골목을 다시 걸어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결국 그 마음이 발걸음을 이끌었다. 이번 글에서는 똥집골목 고인돌을 다시 찾았을 때 느낀 변화와 솔직한 감상을 담아보려 한다.
오랜만에 찾은 똥집골목의 분위기
대구 똥집골목을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예전보다 훨씬 정돈된 느낌이었다. 오래된 골목 특유의 투박함이 줄어든 대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가 강해졌다.
예전에는 주말 저녁이면 사람들의 이야기소리가 골목을 가득 채웠는데, 지금은 인파는 여전히 많지만 무질서한 느낌이 덜해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고인돌 건물 외관이 크게 바뀌어 처음에는 다른 가게인 줄 알고 지나칠 뻔했다.
간판부터 외벽까지 모두 새롭게 손을 본 듯 깔끔한 느낌이 확 살아 있었고 내부 역시 조명이 밝아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한마디로 예전의 ‘전통 골목식당’ 느낌보다는 좀 더 현대적인 식당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주변에 주차 공간이 거의 없어 바로 옆 유료주차장에 차를 댄 것도 예전과 비슷한 풍경이었지만, 전체적인 골목의 분위기는 세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변화였다. 익숙했던 공간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이 묘했고, 그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고인돌 똥집의 달라진 맛
자리에 앉자마자 가장 기대했던 건 예전처럼 바삭한 튀김똥집이었다. 메뉴는 익숙했지만 가격과 구성에서 변화가 느껴졌고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도 조금 더 여유로워진 느낌이었다. 막상 한입 베어무는 순간 예전과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확실히 식감이 달랐다.
과거에는 첫 한입에서 ‘빠삭’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풍미가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튀김옷이 더 두껍고 식감이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간도 예전보다 순해져 강하게 남는 여운은 적었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 건 아니었다. 나름의 담백함이 있고 먹다 보면 입에 익숙해지는 맛이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그 시절의 고인돌 맛’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아내 역시 조심스럽게 “옛날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나쁘진 않다”고 말해 둘이서 웃었다. 세월이 흐르며 맛이 변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의 입맛이 변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시 멈춰보기도 했다.
변한 건 맛일까, 아니면 우리의 기억일까
가게를 나오는 길에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게 됐다. 예전에는 퇴근 후 가볍게 들려 하루를 마무리하던 곳, 혹은 데이트의 마지막 코스로 방문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 바로 이 고인돌이었다. 그때는 그 모든 순간이 특별해서 맛조차 더 특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때만큼 자주 오지 못하고 우리의 삶도 완전히 달라졌지만, 가게 자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추억이 담긴 장소라는 건 참 묘해서, 조금만 변해도 아쉽고 그대로여도 기분이 묘하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 감정은 ‘추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아름다워지는구나’ 하는 깨달음에 가까웠다. 맛이 변했다고 해서 아쉬워할 것만도 아니고, 변해도 여전히 그 공간에 담긴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똥집골목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 속에 담긴 기억 덕분에 오늘의 방문 역시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이번 방문은 단순히 식사를 하러 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마음 한쪽에 남아 있던 추억을 다시 꺼내본 순간이었다. 똥집골목의 분위기와 고인돌의 맛은 조금 변했지만 그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여전히 선명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맛과 지금의 맛이 다르더라도, 그 차이가 오히려 세월을 실감하게 하고 추억의 가치를 더 크게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다시 방문한다면 또 다른 추억이 만들어질 것 같고, 그때는 아마 지금과는 또 다른 감정으로 이 골목을 걷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